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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소개

직무중심의 인사시스템 도입에 앞서…

관리자   /   2004-07-30

최근 국내 기업들의 인사시스템의 도입 혹은 개발방향은 '직무 중심의 인사시스템'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한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시작됐던 이러한 인사시스템의 도입이 점차 중소기업으로 확산되어 가고 있다. 기업마다 신인사제도를 실현하는데 있어 직무 체계를 정비하고, 성과 및 역량에 기반한 평가를 수행하며, 이를 통해 보상 및 승진을 결정하도록 하는 '직무 중심의 인사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은 효과적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이 국산SW건 외산SW건, 혹은 C/S가건 Web이건 간에 시스템 구성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기업들은 이러한 '직무 중심의 인사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인재육성을 위한 경력개발(CDP), 자기개발(IDP), 핵심인재 발굴 및 후계자 양성, Job Posting(Job Opening), 등등 보다 선진화된 제도를 수용하고 이를 시스템에 담으려 노력하고 있다.

직무 분석은 각각의 직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지식, 기술, 태도, 경력, 업무능력, 책임 등을 기술하고 다른 직무와 다른 점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의 목적은 인사제도(채용, 발령, 성과, 보상, 교육 등등) 전반에 걸쳐 프로세스 및 내용을 개선함으로써 조직의 비전과 부합되는 인재를 육성 및 발굴하도록 하는데 있다.

외산 시스템은 오래 전부터 직무 중심의 인사시스템을 지원하고 있었으나, 국산 시스템이 직무중심으로 구축되거나 패키지화 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필자가 직무 중심의 인사시스템을 처음으로 개발한 것도 5년 안팎이라 볼 수 있다.
한 대기업에 인사시스템을 개발하러 들어간 적이 있었는데, 그때 필자가 담당한 업무가 직무 및 성과평가였다. 직무별 직무기술서를 만들고, 업적(MBO) 및 역량(Competency)평가를 통해 개인별 평가를 수행하고, 평가된 데이터를 중심으로 인센티브 및 기본급을 산정하였다.

이 회사는 직무 중심의 인사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시스템 도입 전 1년 이상을 컨설팅 및 자료수집, 제도준비의 기간으로 삼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스템 개발 중에도 직무분석을 끊임없이 수행하고 변경하였다. 시스템 개발 초기에는 변경된 제도를 반영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이는 내부적으로 제도 준비는 꾸준히 하였으나, 현실에 반영하기 위한 직무별 정보 수집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못했고, 초기에 SME의 분석 내용은 정보성 및 객관성이 생각처럼 높지 못했다.

이후에도 여러 회사의 직무관련 시스템을 개발하거나 혹은 시스템 관련 데모 및 제안에 참여해 보았다. 대부분 ‘직무 중심의 인사시스템’을 도입할 준비중이었고, 외부 컨설팅 및 내부 프로세스를 통해 각자 나름대로 직무 분석을 계획 혹은 진행하고 있었다. 그러나 많은 업체들이 ‘직무 중심의 인사시스템’을 도입해도 제도적인 준비(직무분석 결과)가 미비하여 시스템에 대한 활용도가 떨어질 것 같은 느낌을 받았고 또한 실제로 그러했다.

잘 만들어진 외산 시스템을 도입했던 기업도 자사의 인사제도를 적용하여 시스템에 반영하는데 서로간의 차이가 많아서 어려워했고, 아예 그러한 제도를 시스템을 통해 수행하는 것을 포기하였다. 또한 국산 시스템을 도입하여 커스터마이징을 통해 최적의 솔루션을 마련하려던 기업 중에도 직무 분석을 통한 제도가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아서, 개발 중에도 수시로 제도를 수정함으로 인해 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되지 못한 사례도 보았다.

최근에는 직무 분석을 통해 제도가 잘 정비되어 이를 잘 활용하는 기업도 많이 생겨나고 있다. 자신이 수행할 직무에 대해 부족한 지식, 기술, 태도, 핵심역량 등을 잘 짜인 교육 등을 통해 보충하고, 자기가 나아갈 방향을 잘 선택해서 준비할 수 있도록 제도화시키는 회사들도 많이 생겨나고 있다. 앞으로는 회사에 입사한 이후에 자신의 경력개발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채용 및 입사지원을 하는 시점부터 자신의 직무 및 적성을 파악하고 자신의 역량과 능력에 맞는 직무를 선택 받거나 보장 받을 수 있는 제도도 만들어 지고 있다.

이러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기업들은 ‘직무 중심의 인사시스템’을 도입하기 전에 우선적으로 자기 기업의 직무별 특성과 수행 요건을 파악하고, 직무간의 유기적 관계를 파악해야 한다. 즉, 직무 중심의 인사제도를 수행하는 데 있어 제일 중요한 요소는 바로 직무 분석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직무 분석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기업에 부합되는 인재육성 방향을 만들기가 어렵다. 즉, 경력개발 및 핵심인재와 같은 여러 제도들도 제대로 된 모습을 갖추기가 어렵다.

필자의 경험을 비춰보면, 한번은 직무의 개수가 400여 개 되는 회사의 직무시스템을 개발해 본 적이 있다. 직무가 세분화되다 보니 직무기술서를 작성하기도 너무 어려웠고 유사 직무가 너무 많이 출현하게 되었으며, 한 사람이 여러 개의 직무를 맡게 되었다. 따라서 개인별 직무관리 및 경력개발을 수행하기가 너무 어려웠다. 또한 직무기술서를 작성할 SME(Subject Matter Expert)를 선발하고 관리하기도 어려웠다. 따라서 지금 생각해 보면 직무의 범위를 보다 넓혀서 직원들이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함으로써 보다 폭넓은 지식을 습득할 수 있도록 도와주도록 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스템을 먼저 도입해서 제도와 시스템을 맞추어 갈지, 제도를 먼저 마련하고 시스템을 도입할지를 고민하는 기업을 많이 보았다. 어떤 것이 옳다고 말하기는 곤란하지만, 필자의 생각으론 - 비록 시스템 개발에 몸담고 있긴 하지만 - 제도마련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제도만 제대로 갖추어져 있다면 그에 맞는 시스템은 얼마든지 구축할 수 있다고 본다. 또한 각 기업의 인사제도는 어느 다른 기업의 인사제도와 동일하지 않기 때문에 획일화 된 시스템을 사용하기에 충분하지 않다. 따라서, 시스템 도입을 통한 제도의 마련보다는 약간의 비용이 더 들더라도 자사의 인사제도를 만들고 이에 맞는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제도는 계속해서 바뀔 수 있다는 점을 염두해 두어야 한다. 즉, 직무도 계속해서 변화하고 발전하기 때문에 이에 대처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이를 뒷받침 해줄 수 있는 유연한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