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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소개

가을에 어울리는 볼 만한 것...

관리자   /   2004-10-04

가을이 되면 왠지 떠오르는 것이 낙엽이 수북이 쌓인 길을 바바리 코트를 입고 걷다가 외딴 커피숍에 들러 따뜻하고 진한 에스프레소를 한잔 마셔야만 할 것 같은 상상을 하곤 한다. 습하고 덥던 여름이 언제였는지, 가득한 햇살과 옷깃을 여미는 실랑이는 바람이 이런 상상들을 실제로 옮기기에 알맞은 분위기를 연출해주는 것 같다.

이번 추석연휴에 둘러보았던 ‘샤갈전’과 ‘남산골한옥마을’을 소개하면서, 가을이 지나기 전에 한번쯤 찾아보면 어떨까 한다.
지난 25일, ‘색채의 마술사’로 불리는 샤갈전을 보러 서울시립미술관을 찾았다. 덕수궁 돌담 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쉽게 찾을 수 있는 서울시립미술관은 샤갈의 그림을 보러 온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20세기 미술에서 가장 독창적이고 상상력이 풍부한 화가로 일컬어지는 샤갈의 그림은 꽃과 동물, 지방마을의 풍속, 신부, 연인 등 일상의 소재들을 주로 그렸다.
전시는 2~3층에 나누어, 시기별로 구분되어 있었다. 제1부는 연인, 연인들의 모습을 제2부는 샤갈의 상상, 초현실주의 풍의 작품들을 제3부는 파리, 샤갈이 제2의 고향마을이라 부르던 파리의 풍경을, 제4부는 서커스, 삶이 희로애락을 제5부는 성서이야기, 제6부는 호메루스의 오디세이, 제7부는 지중해라는 제목의 말년 작품이 전시되었다.

그림들은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담아오지 못해 아쉬웠지만, 98세의 오랜 삶을 살아오면서 경험하고 느끼는 것들을 샤갈만의 상상력으로 쉽고 아름다운 색채로 표현한 여러 작품들은 그를 색채의 마술사라 불릴 만큼 눈부셨고, 화려했다.

단일작가로 최대의 전시라는 타이틀답게 많은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고, 그의 그림 속에 늘 등장하는 연인, 동물, 가족과 화려한 꽃들을 보면서 당대에 불운했던 화가들과는 사뭇 다른 안정감과 가족애, 사랑 등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그림이 결코 어려운 것 만은 아니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전시회장 안쪽 벽면에는 샤갈의 인용구를 적어 놓았다.
“우리네 인생에서 삶과 예술에 의미를 주는 단 하나의 색은 바로 사랑의 색이다.”

샤갈의 뛰어난 상상력과 탁월한 감각으로 색채의 마술사처럼 그가 그려낸 화려한 캔버스를 통해 이 멋진 가을, 그의 일생을 통해 추구한 사랑의 메시지를 만나보면 어떨까…….
- 10월15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그림을 볼 수 있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
- www.chagallkorea.com 을 방문하면 다양한 소식을 접할 수 있다.

추석 전인 25일에는 친구와 함께 남산골한옥마을을 갔었다. 추석명절이라 많은 이벤트들이 준비되어 있었고,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에 사뭇 놀랐다.

남산한옥마을을 들어서자 마자 흐르는 개울과 그 너머로 보이는 전통집들이 옛 정취를 물씬 풍기게 해주었고, 벌어진 떡판을 치려고 늘어선 줄이 정겨워 보였다. 자신이 직접 송편을 만들고, 쪄서 나누어 주었으며, 한 켠에서는 전통놀이 투호와 제기차기가 한창이었다.

한옥마을 내에 총 5채의 가옥이 있었는데, 부마도위 박영효의 가옥, 순정효황후 윤씨 친가, 해풍 부원군 윤택영댁 재실, 오위장 김춘영 가옥, 도편수 이승업 가옥을 볼 수 있었다. 도편수 이승업의 가옥 안에서는 민화를 그리시는 분이 안에서 연을 만들어 민화를 그리고 있었다

한가위를 맞이해서 줄타기, 춤, 사물놀이, 닥종이 공예 전시 등 다채로운 행사들이 구석구석에서 펼쳐졌다. 한참을 돌아다니다 물이 흐르는 정자를 찾아 싸온 도시락을 꺼내 먹으니 이런 여유로움과 한가로움에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산골한옥마을은 특별한 명절이 아니더라도 늘 일반인에게 무료로 개방되고 있으며, 남산골 정원내 정자, 연못 등도 복원하여 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주 2~3회 전통혼례마당도 펼쳐진다고 한다.

서울 내에서 가족끼리, 연인끼리 마땅히 갈 곳이 없다면 옛 향수를 느끼면서 남산골한옥마을을 둘러보면 어떨는지…….
- 지하철 4호선 충무로역에서 하차, 3번 출구로 나와 중대부속병원과 매일경제 신문사 사잇길로 200m정도 올라가면 된다.
- www.viewkorea.co.kr/Korean/namsangol.htm 을 참조하면 세부사항을 볼 수 있다.

올 가을은 유난히 짧다고들 한다. 많은 추억을 만드는 2004년의 가을이 되길 바란다.